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리울 것 같은 시간들이 하릴없이 지나간다. 고단하고 힘들지만 또 한없이 단순하고 행복한 시간들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한마리의 신선한 생선처럼 엎드린 채 파닥거리면서 놀고 있는 아들을 본다. "이현아, 일어났니?"라고 물으면 나를 보고 정말 환한 미소를 지어주는 아들. 미소는 자동반사적인걸까, 아니면 감정을 품고 있는걸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의심을 품고 있는 웃음은 아니다. 정말 순도 100퍼센트의 반가움이 담긴 웃음. 아들을 부여잡고 아침에 일어나 점을 찍은듯 희미한 볼우물에 몇번이고 뽀뽀를 해준다. 아들이 꺄르르 웃는 소리를 듣기 위해 하루를 산다고 할 정도로, (아니 조금이라도 덜 울리기 위해 산다는게 맞는 표현인가) 아이를 웃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두달간의 남은 시간은 하루하루가 정말이지 소중하다. 아들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아들과 최선을 다해서 놀아줄 수 있음에. 아들과 눈을 맞추고 많은 시간을 웃을 수 있음에. 행복하다. 그래, 나는 행복하다. 아이를 가져서.